
대한민국 성인 6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이며, 당뇨 전 단계까지 포함하면 무려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혈당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당뇨 환자 중 절반 정도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대학교 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포도당과 과당에 대해 얼마나 많은 오해를 하고 있는지, 그리고 진짜 위험은 무엇인지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과연 포도당은 악당일까요, 아니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일까요?
포도당은 악당인가, 생명의 연료인가
한편에서는 포도당을 당뇨와 비만의 주범으로 지목하며 탄수화물을 철저히 배제하는 식단을 권장합니다. 반대로 또 다른 쪽에서는 포도당이 없으면 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적정량의 탄수화물 섭취를 강조하죠. 이승훈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포도당은 우리 몸, 특히 뇌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질입니다. 뇌는 포도당과 산소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포도당이 부족하면 저혈당 상태에 빠지고 가장 먼저 뇌가 위험해집니다.
필자의 경우,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시도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탄수화물을 완전히 끊고 며칠을 버티던 중, 업무 중 손발이 떨리고 머릿속이 하얘지는 경험을 했죠. 이는 단순한 허기가 아니라 뇌가 포도당 부족으로 비명을 지르는 신호였습니다. 교수의 설명처럼, 우리 몸은 포도당이 부족하면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쓰고, 그마저 떨어지면 근육을 녹여 포도당을 만들어냅니다. 이를 당신생이라고 하는데, 운동을 하지 않아서 근육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뇌를 살리기 위해 근육이 희생되는 것입니다.
일반인의 공복 혈당은 60~90mg/dL 사이입니다. 하지만 50mg/dL 이하로 떨어지면 저혈당으로 위험하고, 반대로 126mg/dL을 지속적으로 넘어가면 당뇨로 진단됩니다. 당뇨가 되면 포도당이 많아지니 좋은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문제는 과도한 포도당이 혈색소나 다른 단백질에 달라붙어 당화최종산물(AGE)을 만든다는 점입니다. 이 AGE는 우리 몸의 염증 매개체가 되어 동맥경화증을 가속화하고, 망막병증, 신장 투석, 뇌졸중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합니다. 결국 포도당은 적정 수준에서는 생명의 연료이지만, 과다하면 독이 되는 양날의 검인 셈입니다.
뇌는 비상 상황에서 케톤체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이는 기아 상태나 극단적인 금식 시에만 일어나는 예외적인 현상입니다. 평상시에는 무조건 포도당만을 선호합니다.
과당의 배신, 과일과 디저트의 함정
과일은 건강식의 대명사처럼 여겨집니다. 하지만 과일에 많이 함유된 과당(프록토스)은 포도당과는 전혀 다른 대사 경로를 거칩니다. 과당은 포도당보다 1.5배 정도 단맛이 강하지만, 우리 몸은 과당을 직접 에너지원으로 쓰지 않습니다. 대신 간에서 대부분 지방으로 변환되죠. 이승훈 교수는 이것이 진화적으로 과일을 먹어 지방을 축적하고 기근에 대비하던 시절의 유산이라고 설명합니다. 문제는 지금 우리는 기근이 아니라 과잉 칼로리 시대를 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직접 겪어본 바로는, 다이어트를 하면서 밥을 줄이는 대신 과일을 실컷 먹었던 적이 있습니다. "과일은 자연식이니까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었죠. 하지만 체중계 숫자는 좀처럼 줄지 않았고, 오히려 복부 지방이 늘어나는 느낌이었습니다. 과당이 내장 지방으로 축적되는 특성 때문이었습니다. 과일 100g과 밀가루 100g을 비교하면, 밀가루는 혈당을 빠르게 높이지만 과일은 혈당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과일이 더 안전하다고 착각하죠. 하지만 과당은 혈당으로 가지 않고 바로 지방으로 향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비만과 당뇨를 유발하는 주범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위험한 것은 액상과당입니다. 1960년대 미국에서 옥수수를 가공해 만든 액상과당은 설탕보다 싸고 달아서 탄산음료와 디저트에 대량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과당 함량이 55%에 달하는 액상과당은 미국인의 비만 대유행에 혁혁한(?) 공을 세웠죠. 문제는 이런 액상과당이 들어간 음식은 단맛이 강해 과식을 유도한다는 점입니다. 교수는 "맛있으면 0칼로리가 아니라 과잉 칼로리"라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케이크, 빵, 디저트뿐만 아니라 소스와 드레싱에도 엄청난 양의 당분이 숨어 있습니다. 샐러드를 먹으면서 소스를 듬뿍 뿌리면, 사실상 탄수화물과 지방 폭탄을 먹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칼로리 조절이 답이다, 당뇨 환자의 마지막 골든타임
결국 핵심은 과잉 칼로리입니다. 당뇨가 없고 정상 칼로리를 유지하는 사람에게는 포도당도, 과당도 모두 훌륭한 에너지원입니다. 하지만 당뇨 환자이거나 과잉 칼로리를 섭취하는 사람에게는 포도당과 과당 모두 위험 요소가 됩니다. 이승훈 교수는 "당뇨가 있냐 없냐, 과잉 칼로리를 먹느냐 정상 칼로리를 먹느냐"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고 강조합니다.
환자분들이 자주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과일을 먹는 게 좋냐, 아니면 빵이나 떡이나 면류를 먹는 게 좋냐?" 이 질문 자체가 이분법적 사고의 오류입니다. 당뇨가 없다면 둘 다 적당량 먹으면 됩니다. 하지만 당뇨 환자라면 둘 다 줄여야 합니다. 그나마 비교하자면, 과당이 지방으로 변환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비만 환자는 과일을 줄이는 것이 우선일 수 있습니다. 반면 혈당 관리가 급선무인 당뇨 환자는 포도당이 많은 밥, 빵, 면을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죠.
필자의 경험상, 가장 위험한 순간은 "건강하게 먹었으니 디저트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방심할 때입니다. 불고기나 양념갈비처럼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고기 요리를 먹으면, 단백질을 먹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양의 설탕과 액상과당을 함께 섭취하게 됩니다. 식사 후 카페에서 달콤한 디저트까지 먹으면, 그날은 이미 과잉 칼로리가 확정됩니다. 교수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 순간 봉인이 해제된다"고 표현했는데, 정말 공감되는 말입니다.
당뇨 전 단계일 때가 마지막 골든타임입니다. 이때 식단 조절과 운동으로 관리하면 평생 당뇨 없이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방치하면 인슐린 저항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져서, 나중에는 약도 잘 듣지 않게 됩니다. 당뇨 환자 중 절반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초기 관리 실패 때문입니다. 당화혈색소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하루빨리 시작해야 하며, 이는 약이 아니라 매일 식탁 위에서 벌이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 구분 | 포도당 | 과당 |
|---|---|---|
| 주요 출처 | 밥, 빵, 면, 감자, 고구마 | 과일, 설탕, 액상과당 |
| 대사 경로 | 혈당 상승 → 뇌와 근육 에너지원 | 간에서 지방 변환 → 내장 지방 축적 |
| 당뇨 환자 위험도 | 혈당 급상승 → 합병증 유발 | 비만 악화 → 인슐린 저항성 증가 |
| 정상인 섭취 | 적정량 필수 | 적정량 허용 |
당뇨와 혈당 관리는 단순히 포도당이나 과당 하나만을 악마화할 문제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과잉 칼로리를 피하며, 맛있는 음식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의지입니다. 이승훈 교수의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당뇨 전 단계에서 관리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약도 소용없다는 것, 그리고 진짜 건강은 매일 식탁에서 시작된다는 진리입니다.
필자의 한 마디
포도당을 무조건 피하려다 뇌와 근육까지 잃을 뻔했던 경험은, 지금도 제게 큰 교훈으로 남아 있습니다. 당뇨는 약으로 해결되는 병이 아니라, 매일 내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의 양과 질을 조절하는 습관에서 예방되는 병입니다. 맛있는 음식 앞에서 봉인이 해제되지 않도록, 오늘도 저는 조금 덜 달고 조금 덜 맛있는 선택을 하려 노력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당뇨 환자는 과일을 아예 먹으면 안 되나요?
A. 아닙니다. 과일을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지만, 양을 조절해야 합니다. 과당이 지방으로 변환되기 쉬우므로, 소량만 간식으로 먹고 식후 디저트로 과일을 많이 먹는 습관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잡곡밥을 먹으면 백미보다 혈당이 덜 오르나요?
A. 잡곡에 포함된 섬유소 덕분에 혈당 상승 속도가 조금 느려질 수 있지만, 같은 양을 먹으면 결국 비슷한 양의 포도당이 체내로 들어옵니다. 당뇨 환자라면 잡곡이든 백미든 양 자체를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Q. 액상과당이 설탕보다 더 나쁜가요?
A. 액상과당은 과당 비율이 높고(45~55%), 가격이 싸서 가공식품에 대량으로 사용됩니다. 과당이 지방으로 쉽게 변환되므로, 비만과 당뇨 유발 측면에서 설탕 못지않게 위험합니다. 특히 탄산음료와 디저트에 많이 들어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Q. 케톤 다이어트는 당뇨 환자에게 도움이 되나요?
A. 케톤 다이어트는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제한해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뇌가 선호하는 포도당 대사를 억제하는 비정상적인 상태입니다. 당뇨 환자는 의사와 상담 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며, 무작정 시도하면 저혈당이나 근육 손실 위험이 있습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2-fv424eYOA